사랑은 표현하는게 맞다

2018. 5. 20. 05:46 from 체험

어제 먹은 숙취로 오전내내 고생했다. 오후가 되고 나서야 술이 좀 깨는 것 같다. 저녁 5시쯤 약속이 있었다. 술이 깨지 않을까봐 걱정이었지만 그 걱정은 차에서 좀 잔 덕분인지 아니면 오후가 되어서 깬건지 모르겠지만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여자사람친구를 4시 30분 영화관 안에서 만나기로 했다. 영화관 앞에서 기댈 수 있는 의자를 찾아 앉았다. 앉아 있다기 보다는 허리를 반정도 누운 상태였다. 그 시간엔 내가 있던 곳은 이미 상영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그 옆으로 다른 방향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뒤에서 45도 각도로 보인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는 커플들을 보면 중간 정도 올라오면서 서로 가볍게 키스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내가 있던 자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앞에 보이는 사람들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에 유독 많았던 것 같다. 요즘 가볍게 입맞춤하고 스킨십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커플들도 에스컬레이터 3분의 2이상 올라와서는 스킨쉽을 하지 않거나 멈춘다. 거의 딱 에스컬레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중간에서 3분의 2지점에서 많이 하는 걸 보면 사람들이 보지 않는 타이밍과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하는 것 같다. 보기 나쁘지 않았다.


나는 참 보수적이였는가보다. 내가 어렸을 때 사람들 많은데에서 손잡으면 '뭐하는거여~'하고 손을 빼고 앞뒤로 걸어갔다. 그러면 그 날 저녁 전화통화로 욕 한바가지 먹는다.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서는 키스? 뽀뽀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더 심한건 표현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들 중에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모습에 달달함이 보였다. 연인이구나. 그런데 반해 아무렇지 않게 올라오는 커플이 보면, 친구인가? 부부인가? 헷갈린다. 그러나 스킨쉽을 보면 금방 알아차린다.  또 나를 돌아봤다. 나는 어떻게 보면 손잡거나 팔짱 끼고 다니는 것, 가벼운 키스를 하는 것등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연인에게서만 할 수 있는 특권인데 반해 나는 너무 표현 하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었다. 적어도 손잡거나 팔짱 정도는 하면서 거리를 활보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 않았은 이유는 낯설었다. 20대의 상큼하고 설레였던 그런게 좀 없던게 아쉽다. 마치 결혼 20년차 부부처럼 행동하는 나를 봤다.


오늘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올라오는 커플들을 보면서 공공장소 속에서 자신들만의 시간과공간의 뒤틀림이 생길때마다 가볍게 스킨쉽하는 모습이 정말 이뻐보이고 부러웠다. 지금이라도 사랑은 표현하는게 맞는 것 같다.

  

Posted by 웰라 :